“주사기·성접촉 확산”…러시아군 HIV 감염 2000%↑ 충격

“주사기·성접촉 확산”…러시아군 HIV 감염 2000%↑ 충격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5-08-04 06:37
수정 2025-08-0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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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 보도자료 영상에서 촬영된 이 사진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비공개 지역 후방 군사 훈련장에서 전술 의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2025. 7. 9. AP뉴시스
러시아 국방부 보도자료 영상에서 촬영된 이 사진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비공개 지역 후방 군사 훈련장에서 전술 의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2025. 7. 9. 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군인들 사이 HIV 감염률이 20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장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위험한 성접촉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카네기재단 러시아유라시아센터가 발간하는 ‘카네기 폴리티카’ 보고서는 러시아 국방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충격적 실태를 공개했다.

감염률 20배 급증… 전 세계 추세와 정반대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1분기부터 같은 해 가을까지 러시아 군대 내 HIV 신규 감염 사례는 전쟁 이전 대비 5배로 급증했다.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돼 2022년 말에는 13배, 2024년 초에는 무려 20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 세계적인 HIV 감염률 감소 추세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결과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에 따르면, 전 세계 HIV 신규 감염자 수는 1990년대 정점을 찍고 이후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여전히 연간 5만~10만건의 신규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2022년 이후 전 세계 HIV 신규 감염자 중 3.9%를 차지해 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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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 보도자료 영상에서 촬영된 이 사진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비공개 지역 후방 군사 훈련장에서 전술 의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2025. 7. 9. AP뉴시스
러시아 국방부 보도자료 영상에서 촬영된 이 사진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비공개 지역 후방 군사 훈련장에서 전술 의무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2025. 7. 9. AP뉴시스


전장의 현실이 낳은 감염 경로들

러시아군 내 HIV 감염률 급증의 배경에는 전장 특유의 위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요 감염 경로로 ▲수혈 ▲야전 병원에서의 오염된 주사기 사용 ▲성적 접촉 ▲약물 주사를 위한 주사기 공유 등을 꼽았다.

특히 독립 언론인들의 분석을 인용해 “성적 접촉과 약물 주사기 공유 등의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쟁의 스트레스와 절망감, 그리고 전선에서의 통제 부재가 위험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의 원인 병원체다. HIV에 감염되었다고 모두 에이즈 환자인 것은 아니지만, 에이즈는 HIV 감염에 의해 면역세포가 파괴돼 면역기능이 크게 저하되면서 각종 감염 등이 나타나는 치명적 상태를 의미한다.

“전쟁 손실 넘어설 수 있는 장기적 타격”

카네기 폴리티카는 이같은 HIV 감염률 증가가 러시아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HIV 발병으로 인해 러시아가 겪게 될 인구통계학적·경제적 손실은 수십 년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얻은 손실을 넘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히 의료비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HIV 감염자들의 생산성 저하, 조기 사망으로 인한 노동력 손실, 가족과 사회에 미치는 연쇄적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러시아 사회 전반에 장기간 부담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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