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경문 NC ‘속죄의 야구’…양상문 LG ‘감동의 야구’

[프로야구] 김경문 NC ‘속죄의 야구’…양상문 LG ‘감동의 야구’

입력 2016-10-20 17:11
수정 2016-10-2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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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LG 양상문 감독(왼쪽)과 NC 김경문 감독이 서로 얼굴을 안보고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LG 양상문 감독(왼쪽)과 NC 김경문 감독이 서로 얼굴을 안보고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상대를 기다렸던 NC 다이노스와 ‘신바람’을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넘보는 LG 트윈스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격돌한다.

2년 만의 ‘가을야구’ 리턴매치다.

LG는 2014년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NC를 3승 1패로 누르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소속 선수들의 승부조작, 음주 운전 등으로 다사다난했던 시즌을 보낸 NC의 김경문 감독은 2년 만의 설욕과 함께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과오에 대해 속죄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대로 양상문 LG 감독은 앞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에서와 마찬가지로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야구를 펼쳐 보이겠다고 선언했다.

양 팀 감독은 20일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승제) 미디어데이에서 시리즈를 맞는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먼저 “막내에서 두 번째 구단인 NC가 올해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만회하는 길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경기 중에 일어난 일은 감독으로서 신경 쓰고, 포스트 시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팬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 김 감독은 음주 운전에 따른 징계로 1차전에 뛸 수 없는 에릭 테임즈를 2차전부터는 정상 출전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감독이 선수들을 잘 관리했어야 하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 테임즈 없이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잔치니 만큼 조영훈이 1차전에서 테임즈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고, 2차전부터는 잘 준비해서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NC는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3선발 이재학을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김 감독은 “사실 이재학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간 뒤 우리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건 맞다. 하지만 스포츠는 깨끗하고 정정당당해야 하므로 엔트리에서 뺐다. 어려울수록 뭉치는 마음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선수들에게도 뭉치자고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이재학의 공백에 대해 “우리 팀의 젊은 투수 중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다. 장현식, 배재환, 구창모 등 장차 팀의 기둥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엿보이는 좋은 투수들이 올해 많이 나왔다”며 “이 중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나성범을 마지막 투수로 기용하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인 김 감독은 올해에는 그럴 만한 분위기가 아닌 탓인지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실 이벤트는 할 수 없다”며 “우리는 (나)성범이가 잘 쳐야 이긴다. 투수 쪽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불미스러운 사건·사고에 대해 거듭 사과한 김 감독은 그러나 LG와 2년 만의 재격돌에 대해서는 승리의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세월이 참 빠르다. 2년 전 이 자리에서 LG에 패한 뒤 다음 기회가 오면 반드시 이기겠다고 생각했다. 2년이 흘렀고 다시 만났는데, 꼭 다시 설욕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맞서는 LG의 양 감독은 승리에 앞서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양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자기가 해야 할 일,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잘 수행했기 때문에 어려운 넥센을 (준플레이오프에서) 꺾고 이곳 마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잠실구장을 꽉 채워주신 팬들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으로서 이기고 싶은 열망은 누구나 다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 이전에 우리가 앞서 포스트 시즌 6경기를 통해서 보여줬던 투지, 투혼, 열정, 재미있는 야구, 꼭 LG 팬은 아니더라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기를 약속드렸는데, 우리 야구팬들이 야구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결심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두 팀 사령탑 모두 승부의 변수로 1~2차전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마산구장에서 열린다는 점을 꼽았다.

마산구장의 펜스 거리는 좌우가 97m, 중앙이 116m로 잠실(100m·125m)과 고척(99m·122m)에 비해 홈런이 나올 가능성이 큰 편이다.

김 감독은 “마산구장이 가끔 바람이 많이 분다. 날씨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또 지금 LG가 좋은 분위기로 넘어왔기에 LG의 뜨거운 분위기를 가라앉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양 감독 역시 “2년 전 마산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최경철이 기대하지 않았던 홈런을 쳐서 승기를 잡았던 기억이 있다”며 “앞서 포스트 시즌도 그렇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점수가 많이 나지는 않을 것 같다. 선발투수들이 어떻게 빅이닝을 만들지 않고 가느냐가 중요한데, 좁은 야구장에서 어떤 포인트에서 홈런이 나오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LG가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는 NC는 앞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인 KIA,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던 넥센보다 훨씬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양 감독은 앞서 포스트 시즌 6경기에서 했던 대로, 순리에 따라 경기를 풀어가겠다고 했다.

양 감독의 이러한 의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 1차전 선발로 확실한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 대신 헨리 소사를 내세운 점이다.

양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길게 가든, 짧게 가든 3승을 거둬야 한다. 허프를 1차전에 세우면 소사의 등판일이 하루 더 늦춰진다. 소사의 컨디션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그리고 허프가 1차전에 선발 등판하면 4일 쉬고 등판하는 것인데, 그렇게 승부수를 던지기에는 빠르다고 생각했다. 허프를 좋은 컨디션으로 올리기 위한 스케줄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펜 운영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물론 선발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불펜 투수들을 빠르게 올리겠지만, 기본적으로 선발에게 긴 이닝을 맡길 예정”이라고 했다.

미디어데이 질의응답을 모두 마친 양 팀 감독은 이종욱, 김태군(이상 NC), 이동현, 유강남(이상 LG) 등 참석 선수들과 함께 다같이 약속이라도 한듯 손가락 4개를 펼쳐 보였다. 시리즈가 4차전에서 끝날 것이라는, 또 4차전에서 끝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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