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선장, 말끔한 남방… 아이들 팽개친 채 ‘1호 탈출’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선장, 말끔한 남방… 아이들 팽개친 채 ‘1호 탈출’

입력 2014-04-19 00:00
수정 2014-04-19 03: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상의는 젖지도 않은 장면 ‘공분’…승객 행세하며 구조대 안내 받아

침몰하는 배에 승객들을 내버려 둔 채 탈출한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18일 이씨가 첫 구조선에서 내리는 모습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질타가 쏟아졌다.
이미지 확대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을 버려둔 채 먼저 탈출했던 이준석 선장이 구조된 승객을 태우고 전남 진도 팽목항에 도착한 배에서 내리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선장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16분쯤 배를 탈출한 3명의 선원과 함께 내렸다. 이 선장의 하의는 물에 젖었지만 상의는 물에 젖지 않은 상태였다(사진 왼쪽, 가운데). 환자가 대기하던 매표소로 자리를 옮긴 이 선장은 젖은 하의를 벗고 담요를 받았다(사진 오른쪽). 진도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을 버려둔 채 먼저 탈출했던 이준석 선장이 구조된 승객을 태우고 전남 진도 팽목항에 도착한 배에서 내리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선장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16분쯤 배를 탈출한 3명의 선원과 함께 내렸다. 이 선장의 하의는 물에 젖었지만 상의는 물에 젖지 않은 상태였다(사진 왼쪽, 가운데). 환자가 대기하던 매표소로 자리를 옮긴 이 선장은 젖은 하의를 벗고 담요를 받았다(사진 오른쪽).
진도 연합뉴스


영상에 따르면 이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11시 16분쯤 함께 빠져나온 3명의 승무원과 함께 첫 구조선에서 내렸다. 이씨는 사고 당시 위급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남방에 니트까지 말끔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승객 행세를 하면서 구조대원으로부터 안내까지 받은 이씨는 자신이 침몰하는 배의 선장임을 알리지 않았다.

구조선에 함께 타고 온 학생들보다 먼저 구조선에서 내린 이씨는 바다에 빠졌다가 구조됐다고 보기 힘들 정도의 모양새였다. 구조자들의 체온 유지를 위해 제공된 담요를 덮고 있지 않았고, 현장 요원의 도움 없이도 멀쩡히 걸어 구조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장소로 향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도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담요로 온몸을 덮고 온수 팩까지 끌어안아야 했던 다른 구조자들의 모습과 대비됐다. 또 일부 구조자들이 머리와 갈비뼈 등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온 것에 비해 이씨에게서는 뚜렷한 외상조차 찾기 힘들었다.

구조대에 사고 현장에 대한 설명을 하거나 구조된 승객을 돕기는커녕 묵묵히 현장 요원의 안내를 받던 이씨는 이후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씨는 병원에서 물에 젖은 5만원권을 말리다가 탈출한 승무원과 다툰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더욱 큰 비난을 받았다.

외신들도 ‘1호 탈출’, ‘터무니없는 행동’ 등의 제목을 앞세워 이씨의 행동을 비판했다. 가디언은 “이씨가 배가 좌초되고 기울기 시작한 지 불과 40분 만에 탈출했다”면서 “승객들을 포기한 선장의 대응 방식이 공분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이씨 등 3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선박 등 5가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4-04-19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