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식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불효자식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입력 2012-12-06 00:00
수정 2012-12-0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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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니호 피랍선원 귀국… 가족상봉 현장 스케치

5일 오전 7시 30분쯤 부산 강서구 대저2동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 582일이라는 최장 피랍 기록을 세우고 소말리아 해적에게서 풀려난 제미니호 박현열(57·부산 연산동) 선장과 이건일(63·부산 연지동) 항해사, 김형언(57·경남 남해군) 기관장, 이상훈(58·인천 부평구) 기관사 등 4명의 피랍선원이 모습을 나타내자 입국장 여기저기서 울움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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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제미니호 선장 박현열(맨 오른쪽)씨와 기관장 김형언(가운데)씨 가족들이 서로 끌어안고 상봉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5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제미니호 선장 박현열(맨 오른쪽)씨와 기관장 김형언(가운데)씨 가족들이 서로 끌어안고 상봉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기관장 김씨는 마중 나온 팔순 노모(80)를 껴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주위 사람들을 숙연케 했다. 김씨가 “불효자식 이제야 살아 돌아왔습니다.”라며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하자 어머니는 “살아 돌와아 줘 고맙다. 네가 무슨 죄가 있노. 돈이 웬수지.”라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박 선장의 딸 지수(22)씨는 “아빠 정말 사랑해”라며 그를 꼭 끌어안았다. 아들 용태(26)씨도 “아버지, 너무 보고 싶었어요.”라면서 무사히 돌아온 아버지와 포옹했다.

일등 항해사 이씨의 며느리 배인희(32)씨도 ”이렇게 아버님을 뵐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또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박 선장은 “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19개월간의 피랍생활 동안 몸도 마음도 말할 수 없이 지쳐 있었지만 그래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준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원들을 대표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해공항에는 선원 가족과 한국해기사협회 회원, 선원 송출회사 임직원, 취재진 등 2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선원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뒤 6일 싱가포르 선사 관계자와 만나 보상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부산 메리놀병원에서 정밀건강검진을 받기로 했다.

선원 송출회사 관계자는 “협상과정부터 싱가포르 선사가 최선을 다했고, 피랍기간 선원들의 임금이나 위로금 등을 충실히 지원했다.”며 “앞으로 선원들에 대한 보상과 치료 등도 원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미니호는 한국인 선원 4명과 인도네시아·미얀마·중국인 등 모두 25명의 선원을 태우고 지난해 4월 30일 케냐 해역을 지나던 중 몸바사항 동남쪽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2012-12-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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