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택시 ‘돈 안되는 코스’ 거부 여전

심야택시 ‘돈 안되는 코스’ 거부 여전

입력 2012-03-06 00:00
수정 2012-03-06 0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예약’ 켜놓고 승객 골라태우기 기승

지난 1일 0시 40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에선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졌다. 택시를 잡으려는 승객과 원하는 목적지의 승객만 골라 태우려는 택시 운전사 간의 실랑이가 잇따랐다. ‘예약’이라는 불을 켜고 다가온 택시를 향해 회사원 이모(30)씨는 “송파구 문정동요.”라고 외쳤다. 택시 운전사는 손을 저었다. 그러다 10m쯤 가다 “강남요.”라고 외친 남성을 태웠다. ‘예약’ 표시는 거짓이었던 것이다.

이미지 확대


‘빈차’라고 불이 켜진 택시가 이씨 앞에 섰다. 택시 문은 잠겨 있었다. 이씨가 목적지를 밝히자 운전사는 그냥 갔다. 이씨는 새벽 2시까지 택시 50여대로부터 승차 거부를 당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택시 승차 거부를 줄이기 위해 단속요원 배치, 택시면허벌점제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도 “면허벌점제 시행 이후 승차 거부가 줄지 않았다.”면서 “택시 사업의 근본부터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보니 하루아침에 개선되기 힘들다.”고 전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승차를 거부하다 걸리면 20만원의 과태료 부과와 함께 벌점 10점, 또는 10일간의 자격정지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차 위반 땐 20일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과태료와 자격정지를 동시에 물릴 수도 있다. 벌점을 3000점 이상 받으면 택시운송 사업자 면허 자체가 취소된다.

그러나 택시 운전사들은 법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승차 거부 택시는 승객이 직접 다산콜센터(120)에 신고해야 확인 절차를 거치는 까닭에서다. 서울 전역 승차 거부 신고는 하루 평균 42건에 불과하다.

택시 운전사 권모(45)씨는 “심야에 택시를 타려는 승객은 대체로 술을 마셔서 정신이 없는데 승차 거부를 했다고 언제 종이에 메모하거나, 사진까지 찍어 신고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승객들도 그냥 넘어가기 일쑤다.

또 과태료 부과 절차도 문제다. 까다롭기 짝이 없다. 신고가 접수되면 즉각 처리되지 않는다. 구청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리는 교통민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의신청까지 하게 되면 법원까지 가게 돼 과태료 처분에 6개월~1년 걸릴 수도 있다.

당국의 단속도 미흡하다. 현재 서울 시내 택시는 7만 2000여대이지만 단속 요원은 지난달 기준 118명뿐이다. 1인당 610대의 택시를 담당하는 셈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자격정지 106건, 자격취소 1건 등의 행정처분을 하는 데 그쳤다.

택시 운전사들의 승차 거부는 역시 돈이다. 운전사 천모(42) 씨는 “홍대역에서 강남역이나 잠실로 가는 손님을 태우면, 도착지에서 또 다른 손님을 태울 수 있기 때문에 기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코스”라면서 “주택가로 가자는 손님은 아무리 멀리 이동해도 다시 빈차로 돌아와야 해 거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납금 문제, 25ℓ에 불과한 연료지급, 카드수수료 문제 등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승차 거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경헌·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고광민 서울시의원, 동덕여고 정책제안 간담회 참석

서울시의회 고광민 의원(국민의힘, 서초3)은 지난 11일 서초구 동덕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제안 간담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동덕여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진로탐구아카데미 활동의 하나로, 학생들이 지역과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고민하고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자리이다. 고 의원은 매년 간담회에 빠짐없이 참석해 학생들의 발표를 경청하고 조언을 전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총 8개 팀이 참여해 ▲AI 기반 배수로 감지 시스템 ▲문학치료를 통한 정신건강 증진 ▲에너지 자립 및 재활용 방안 ▲폐의약품 관리 ▲스마트 분리수거 ▲골목상권 활성화 ▲생활권 도시숲 관리 ▲경로당 냉난방비 및 복지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다. 고 의원은 학생들의 발표를 꼼꼼히 메모하며 경청한 후 “동덕여고의 발표 수준은 고등학생 수준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깊이가 있다”라며 “정책적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을 고민한 점에 감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고 의원은 각각의 발표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며 “정책을 실행할 때는 실현 가능성과 예산 문제, 비용 대비 편익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더 넓은 시야로 정책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
thumbnail - 고광민 서울시의원, 동덕여고 정책제안 간담회 참석

2012-03-06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