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0일 이전 로켓 발사 가능성 ‘물 건너간 듯’

북한, 10일 이전 로켓 발사 가능성 ‘물 건너간 듯’

입력 2015-10-02 07:29
수정 2015-10-0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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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념일에 로켓 발사할 거라는 생각은 잘못”기술적 준비 미비 가능성…연내 강행할 것으로 보여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일 이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며 축제 분위기를 띄울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는 로켓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통상 로켓 발사를 위해서는 로켓의 이동과 연료 주입 등 7∼10일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당 창건 70돌 기념일인 10일 이전 발사는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구에도 아직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때는 공해상을 지나는 민간 선박과 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예상 궤적과 탄착점 등에 대한 정보를 두 기구에 사전 통보한다.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난번에 로켓 발사에 실패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북한은 지난 2012년 4월 외신기자들을 불러모아 놓고 은하 3호 로켓을 공개했으나 발사에 실패해 체면을 구긴 뒤 8개월 뒤 재발사에 나선 바 있다.

북한 과학자들도 지난달 23일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로켓 발사가 임박했다”면서도 “특정한 날짜에 발사한다는 계획은 없다”고 말해 당 창건 기념일 이전을 고집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현광일 북한 우주개발국(NADA) 과학개발국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특정한 명절이나 기념일에 로켓을 발사할 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켓 발사 자체는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절차이며, 모든 중요한 과학 및 기술 요소의 집약체”라면서 “이런 중요한 과학적 성과는 어떤 특정한 날에 수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의 발언을 통해 북한은 특정한 시기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충분한 기술적 준비가 마무리된 다음 발사에 나설 예정임을 유추해볼 수 있다.

로켓 발사 날짜를 저울질하는 것이 국제 여론 동향을 살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중국이 예상 밖으로 로켓 발사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데 대해 부담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면서 북한을 겨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렇다고 북한이 로켓 발사를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이 최근 들어 로켓 발사의 당위성을 여러 차례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앞서 추석 연휴 기간에도 “오늘의 세계에서 평화적 우주개발은 그 어느 특정국가의 독점물이 아니라 국제법적으로 공인된 주권국가들의 합법적 권리”라면서 “우리의 위성발사도 그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언제 로켓 발사를 감행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지만 늦어도 올해 안에는 하지 않겠느냐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크게 이견이 없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로켓 발사 의지가 매우 강하다”면서 “오는 12월17일 김정일 4주기 등 다른 기념일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도 “북한 내 정치 일정과 날씨라는 두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달은 넘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최근 들어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 결탁해 10월 도발설을 퍼트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이달 안에 로켓 발사를 강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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