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킹 北인권특사 이대 특강
북한 주민의 34%가 외국 라디오를 청취하는 등 북한 정권의 정보 봉쇄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장면을 저녁시간 TV를 통해 직접 주민들에게 방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노동신문 연합뉴스
北 2인자 형장의 이슬로
북한 김일성 주석의 사위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로서 김정은 체제의 2인자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에서 보위부원들에게 목덜미와 양팔을 잡힌 채 포승줄에 묶인 상태로 법정에 서 있다. 장성택은 이날 재판에서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즉시 처형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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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특사는 한·미 양국이 심각한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자 면담 내용과 위성사진 등을 바탕으로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주민 8만∼12만명을 수용소에 가둬 놓고 있다”면서 “북한법을 어긴 당사자뿐 아니라 형제자매나 배우자, 부모, 아이들까지 투옥된다”고 말했다. 킹 특사는 유엔인권이사회가 최근 내놓은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 대해 “북한 인권 침해 상황의 심각성을 국제사회가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주민들은 왜 인권 침해 상황에 저항하지 않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처형당한 북한의 실세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내가 듣기로 평양의 한 식당에서 외국인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TV에서 장석택 공개 처형 장면이 방영됐고 사람들이 순간 침묵했다고 한다”면서 “사람들은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테고 더욱 문제 제기를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2014-04-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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