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고, 쇼핑몰 나들이도”…‘가짜 아기’ 열풍이라는 브라질, 왜

“병원 가고, 쇼핑몰 나들이도”…‘가짜 아기’ 열풍이라는 브라질, 왜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25-06-02 15:40
수정 2025-06-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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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캄피나스에 있는 한 ‘리본돌’ 매장의 인큐베이터에 리본돌이 놓여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캄피나스에 있는 한 ‘리본돌’ 매장의 인큐베이터에 리본돌이 놓여 있다. AP 연합뉴스


브라질에서 실제 아기와 흡사하게 제작한 인형인 ‘리본(Reborn)돌’이 화제와 동시에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P, AFP 등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리본돌을 목욕시키거나 리본돌과 공원이나 쇼핑몰에 가는 장면을 연출한 영상이 확산하며 화제가 됐다.

리본돌은 장인이 실제 아기처럼 손톱, 속눈썹, 핏줄, 주름, 점 등 신체 부위를 정교하고 섬세하게 표현해 제작한 인형이다. 수집용이나 육아 연습용으로 인형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불임, 유산 등을 비롯해 각종 불안과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 보조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가격은 700헤알(약 17만원)부터 1만 헤알(약 240만원)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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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공원에서 열린 ‘리본돌’ 모임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리본돌을 바라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공원에서 열린 ‘리본돌’ 모임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리본돌을 바라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브라질 캄피나스에 사는 마토스는 리본돌 22개를 소장하고 있으며 매일 ‘아기들’을 돌보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다. 지난 몇 주간 그의 게시물에는 칭찬 댓글과 함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은 우리가 인형을 진짜 아기처럼 다룬다고 생각해서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정말 슬픈 일”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리본돌을 수집하다 현재는 인형 가게를 직접 운영하는 알라나 제네로소는 인형을 찾는 사람들의 정신이 온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아이를 비롯해 정상적인 삶을 사는 어른들이 가게를 찾는다”며 “여기서는 평범한 인형을 사는 것이 아니라 꿈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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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캄피나스의 한 ‘리본돌’ 매장에 있는 체중계에 리본돌이 놓여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캄피나스의 한 ‘리본돌’ 매장에 있는 체중계에 리본돌이 놓여 있다. AP 연합뉴스


리본돌을 둘러싼 논쟁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논란은 브라질의 한 여성 인플루언서가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의 리본돌을 병원에 데려가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영상에서 이 여성은 실제 아기가 병원에 가는 것처럼 기저귀, 우유병, 담요 등을 가방에 챙겨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에서 인형을 체중계에 올리고 침대에 눕히는 장면도 담겼다.

이에 브라질의 일부 주의원들은 아기 인형이 병원이나 기타 공공 보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다만 현지 보건 당국은 그러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리본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관심을 끌기 위한 인플루언서들의 과장된 연출이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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