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시비 걸면 이빨 깨질 줄 알라” 中 관영매체

“美, 마이크론 시비 걸면 이빨 깨질 줄 알라” 中 관영매체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5-23 11:57
수정 2023-05-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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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가 마이크론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23일 ‘마이크론 문제로 중국에 시비 걸면 이빨 깨질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사이버 안보 심사 결과에 대한 미국의 반발을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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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기술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의 반도체, 인공지능(AI) 산업하는 상징하는 그래픽. 연합뉴스 자료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기술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의 반도체, 인공지능(AI) 산업하는 상징하는 그래픽. 연합뉴스 자료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미 상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습 공격’이며 ‘근거 없는 규제’라며 ‘반도체 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미국의 억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토 결과 마이크론 제품에는 중국의 주요 정보 인프라 공급망에 중대한 보안 위험을 초래하고 중국의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네트워크 보안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마이크론에 대한 안보 심사를 옹호했다.

또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불안하게 하는 건 나쁜 행동이 아니며,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라며 마이크론 사태가 미국에 대한 보복 성격임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중국 당국은 21일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며 자국 중요 정보기술(IT) 인프라 운영업체들로 하여금 이 회사 제품 구매를 중단하도록 하는 제재를 단행한 바 있다. 22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마이크론에 대한 조사가 국가 핵심 IT 인프라를 지키고 국가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환구시보도 “중국 사이버보안심사국이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인 건 마이크론이 처음인 것은 맞지만 내·외국 기업을 통틀어 심사를 벌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며 “유일한 사실은 모든 시장 주체는 중국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사태로 미국의 위선과 이중 잣대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고 꼬집기도 했다.

매체는 “미국의 이른바 ‘국가안보’는 일방적인 반시장적 대중 과학기술 탄압이고, 중국의 마이크론 안전 검사는 자국의 안보 이익을 확실히 보호하는 것으로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비난은 위선과 이중 잣대를 다시 한번 드러낼 뿐”이라고 했다.

한국에 마이크론 공백을 메우지 말 것을 요청한 사실을 들며 “이런 게 바로 횡포”라고도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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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마이크론의 ‘악연’도 소개했다.

매체는 “마이크론은 업계 안에서 과격한 경쟁 수단으로 이름을 날렸고, 미국이 발동한 중국 과학기술 탄압 과정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했으며, 동시에 중국 반도체 기업에 가장 많은 화를 초래한 미국 기업 중 하나”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들이 미국 정부에 협력해 중국으로 안전하지 못한 제품을 수출했는지는 자신들만 분명히 알 것”이라며 “이는 필연적으로 미래 중국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마이크론은 2017년 대만 반도체 기업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가 자사 기업비밀을 빼돌려 중국 D램 기업 푸젠진화(JHICC)에 넘겼다면서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결국 이듬해 11월 미국 법무부는 푸젠진화 관계자 등을 기소했고, 중국 첨단분야 육성 정책 ‘중국 제조 2025’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던 푸젠진화는 이로 인해 문을 닫았다.

또 마이크론은 중국의 대표적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SMIC(중신궈지)가 미국 수출입은행으로부터 6억 5000만 달러(약 8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는 것을 저지하기도 했다고 펑황신문이 보도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기업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을 때 마이크론이 이를 이행하면서 중국 측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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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로고가 표시된 스마트폰이 컴퓨터 본체 기판에 배치되어 있다. 2023.3.6 로이터 연합뉴스 삽화 자료
미국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로고가 표시된 스마트폰이 컴퓨터 본체 기판에 배치되어 있다. 2023.3.6 로이터 연합뉴스 삽화 자료
아울러 2018년부터 최근까지 5년간 마이크론은 미국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954만 달러(약 125억원)를 썼는데, 이 회사 로비의 핵심 목표는 중국 반도체 산업 견제였다고 펑황신문은 전했다.

게다가 작년에는 마이크론이 중국 상하이에서 운영 중인 연구센터의 D램 설계 조직을 해체하기로 했으며, 일부 핵심 인력은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해 자사에서 계속 일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는 중국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결국 마이크론이 중국 시장에서 이익을 보는 동시에, 미국 입법·사법·행정부를 등에 업고 경쟁하는 중국 기업들을 견제했다는 것이 현지 매체들이 전하는 중국 측 인식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대중국 디커플링(공급망 등에서의 배제)을 하지 않는다며 대체 개념으로 제기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신문은 디리스킹은 “부분적 디커플링의 또 따른 이름”이라며 “G7이 중국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여겨지는 반도체 등 핵심 분야와 기술을 제약할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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