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기증 이행 서명한 다음날 13세 아들이 깨어났다

장기 기증 이행 서명한 다음날 13세 아들이 깨어났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5-08 10:42
수정 2018-05-0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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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장기 기증을 이행해도 좋다는 서류에 서명한 직후 13세 소년이 깨어났다. 지난 3월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사는 트렌튼 맥킨리에게 일어난 일이다.

맥킨리는 지난 3월 어린이용 다목적 트레일러에서 머리부터 굴러 떨어져 두개골 일곱 군데가 골절돼 뇌사 상태에 빠졌다. 바로 다음날 의사들은 산소호흡기를 떼낼 예정이었다. 의사들은 부모들에게 다시 의식을 되찾지 못할 것이며 다섯 어린이에게 장기를 이식해도 좋다는 판정을 내렸다.

어머니 제니퍼 레인들에 따르면 여러 차례 개두수술(craniotomy)을 받았고 신장이 악화됐고 심장 마비도 경험했다. 한때 15분 동안 수치상으로 죽음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의사들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고 레인들은 다른 다섯 아이를 살릴 수 있다는 말에 장기 기증 이행 서류에 서명했다.

그녀는 “우리가 좋다고 얘기한 것은 장기를 깨끗하게 기증하려면 의사들이 아들의 목숨을 계속 붙어 있게 할 것이란 점을 확신했기 때문이었다”고 돌아보고 “사망 시간을 특정하기 위해 다음날 마지막 뇌파 테스트가 예정돼 있었는데 바이탈 수치가 갑자기 튀기 시작했고 테스트는 취소됐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현재 그는 더딘 회복 과정을 밟고 있다. 여전히 많은 신경이 손상돼 있고 마비도 겪고 있다. 두개골 절반을 연결하는 수술도 받아야 한다. 사고 순간에 대해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트레일러가 내 머리 바로 위로 쏟아졌다. 그 다음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지금도 걷고 얘기하고, 농구 슈팅도 하며, 심지어 읽기와 수학도 하고 있다. 그러니 레인들은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심지어 의식 없을 때 천국에 다녀온 것 같다고 했다. 맥킨리는 “너른 들판을 똑바로 걸어갔다. 신의 도움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가족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입원 비용을 돕는 기금 모금 운동을 펴고 있다. 당초 4000달러를 모을 작정이었는데 49일 동안 325명이 참여해 8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1만 5372달러가 모금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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