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로마 제국 동전 발견...들썩이는 日고고학계

일본서 로마 제국 동전 발견...들썩이는 日고고학계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6-09-28 17:34
수정 2016-09-28 17: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동서양 문화교류사 다시 쓸 기회 평가

 일본 오키나와현의 고성(古城) 유적지에서 고대 로마 제국의 동전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탈리아 로마와 오키나와섬이 지리적으로 1만㎞ 이상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고고학계는 이번 발견이 동서양 문화 교류사의 비밀을 풀 열쇠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고고학자들이 최근 카츠렌성 유적을 발굴한 결과 로마 제국 시절의 것으로 보이는 구리 동전 4개를 발견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이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오키나와 교육위원회는 엑스레이(X-ray) 분석을 통해 직경 1.6~2㎝의 동전에 새겨진 인물이 로마 제국의 혼란을 수습하고 최초로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재위 306∼337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이 동전들은 서기 300년과 40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보도했다.

 일본 고고학계는 12세기부터 17세기까지 오키나와를 통치했던 류큐(琉球) 왕국의 카츠렌성 유적지에 대한 발굴 사업을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번 발굴에서는 로마 시대 동전과 함께 17세기 오스만 투르크 제국(현재 터키)이 사용하던 동전 6개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츠렌성은 오키나와 류큐 왕국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로 중국은 물론, 일본과 우리나라, 동남아를 잇는 해상 교역의 요충지로 꼽힌다. 하지만 류큐는 약소국으로 오랫동안 중국에 조공을 바쳐야 했으며 1609년 일본 가고시마를 지배하던 시마즈 가문의 침입을 받은 뒤 그 지배 아래 놓였다. 1879년에는 일본의 오키나와현으로 개편됐다.

 이번에 발견된 로마 동전이 언제 누구를 통해서 오키나와로 유입됐는지는 불분명하나, 12세기 이후 중국이나 일본과의 교역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일본 역사학계는 서양의 로마제국과 일본의 관계가 새로 조명될 기회라며 들뜬 분위기다. 이웃나라 한국만 하더라도 신라 시대의 황남대총 고분군에서 5세기 실크로드를 거쳐 들어온 로마제국 유리병이 발견됐다. 하지만 당시 실크로드의 혜택을 별반 누리지 못했던 일본 고대 사회는 신라, 백제, 고구려보다 문화 수준이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로마 동전이 고대 일본에서 건너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만큼 일본으로선 고대 일본 사회가 한국보다 뒤졌다는 문화적 열등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오키나와 국제대학의 미야기 히로유키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카츠렌성에서 로마 제국 동전이 발견된 사실이 아직 믿겨지지 않는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