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휴교령으로 거리는 한산, 전면적 차량 2부제에 대중교통은 붐벼 오염물질 배출 공장·공사장 조업 중단…주변 고속도로 일부 폐쇄
사상 첫 스모그 적색경보(최고단계)가 발령된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시가 8일 오전 짙은 스모그와 함께 적막감에 휩싸였다.출근시간 붐비던 거리는 차량과 행인들의 발길이 크게 줄고 공장의 가동도 중단되면서 평소 활기찼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적색경보 대응조치 중 하나인 전면적인 차량 2부제가 이날 오전부터 시행되면서 출근길 차량 흐름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원활했다.
출근길 차량은 평소보다 절반 가까이 줄고 주요 간선도로를 제외한 일반도로는 한산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운전자들은 대체로 홀짝제를 잘 준수했지만, 갑작스러운 긴급조치 시행 사실을 알지 못해 규정을 위반한 채 운전하다 단속되는 경우도 일부 있었다.
반면 많은 시민의 발길이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은 평소보다 북적거렸다.
기자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께 베이징 최대의 짝퉁 전문상가로 유명한 슈수이제(秀水街) 지하철역을 찾았을 때 역 안에서는 “스모그 적색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시민들께서는 건강에 유의하고 가급적 야외활동을 줄여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역을 나서는 시민은 너나 할 것 없이 방진 마스크를 꺼내 들었다. 지하철 이용 승객 10명 중 6∼7명은 방진 마스크를 착용한 것 같았다.
베이징시는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스모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 적색경보는 10일 정오까지 이어진다. 베이징시가 스모그 적색경보를 발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 도심지역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이날 234㎍/㎥를 기록, 평소보다 가시거리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PM 2.5 농도는 시간이 갈수록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거리에서는 얼굴과 머리 전체를 덮는 방독면을 착용한 채 외출한 시민도 찾아볼 수 있었다.
베이징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창안제(長安街)에서는 대형버스 운전기사까지도 방진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핸들을 잡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 당국이 관할 유치원과 초중고에 휴교령을 내리면서 학교의 교문도 굳게 닫혔다. 평소 등교 행렬로 북적이던 학교주변 도로 역시 인적이 끊겼다.
기자가 오전 9시30분께 찾은 베이징시 르탄(日壇)중학교(중고교)의 교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경비원 두 명이 초소 안에서 출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경비원은 기자에게 “스모그 때문에 학교가 휴교했다. (오늘부터) 사흘간 문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시 곳곳의 공장과 건설 현장도 멈춰 섰다.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의 조업은 전면 금지됐고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 이뤄지던 대형 건물 건설 공사도 중단됐다.
짙은 스모그로 인해 가시거리가 줄면서 베이징 인근의 고속도로 곳곳이 임시폐쇄되고 일부 항공편도 연착되거나 결항되는 등 교통소통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평소 스모그를 자주 겪은 베이징 시민들은 첫 적색경보 발령에도 대체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휴교령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 일부가 등교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등 일부 혼란도 빚어졌다.
누리꾼들 가운데는 베이징시의 신속한 대처를 지지한다는 반응과 함께 “지난주 최악의 스모그 때보다 훨씬 약한 상황에서 시 당국이 적색경보로 과잉대응해 불편을 초래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스모그로 인해 베이징시내 병의원에는 호흡기 관련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시내 주요 병원에는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몰려들었고 약국에도 미세먼지
방진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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