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고통의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고마움 각성”
“’어떻게 지내세요?’와 ‘오늘 어떻게 지내세요?’의 차이를 알게 됐어요.”지난달 남편과 갑자기 사별한 셰릴 샌드버그(46)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의 애끊는 회고가 누리꾼들에게 화제다.
샌드버그는 남편인 데이브 골드버그가 숨진 지 30일이 지나 ‘셀로심’(유대교의 망자 추모기간)을 마치는 3일(현지시간) 장문의 에세이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했다.
그는 “유대교 율법학자가 된 어릴 적 친구가 ‘아직 살아있을 때 죽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한 문장짜리 기도를 가르쳐 준 적이 있는데 남편을 잃고서야 그 의미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샌드버그는 지난 30일 동안 심장과 폐를 가득 채우는 듯한 허무감 때문에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고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지인뿐만 아니라 모르는 이들까지도 자신을 도와주면서 서서히 비극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샌드버그는 덧붙였다.
샌드버그는 “지난 30일 동안 30년을 살았고 30년치 슬픔을 겪으면서 30년이나 더 지혜로워졌다”고 말했다.
슬퍼서 우는 아이들, 밤에 침실에서 자신을 위로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어머니의 의미를 알았다고 덧붙였다.
남편의 사망 후 고통스러운 하루하루 일상에 대한 세밀한 고찰도 이어졌다.
샌드버그는 말기 암 환자인 친구의 말을 곱씹었다. ‘다 괜찮을 거야’라는 인사가 세상에서 가장 나쁜 인사이며 그런 인사를 들으면 ‘내가 죽을 것을 모르느냐’고 대들고 싶어진다고 것이었다.
투병하는 친구의 마음처럼 자신도 ‘어떻게 지내세요(How are you)?’와 ‘오늘 어떻게 지내세요(How are you today)?’의 큰 차이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샌드버그는 “전자에 ‘남편 죽은 걸 모르느냐’라는 반발심이 들지만 후자는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나의 최선의 행동이란 것을 그 사람이 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남편은 지난달 4일 멕시코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러닝머신에서 넘어져 사망했다.
샌드버그는 “남편이 이미 숨진 줄도 모른 채 응급차를 타고 병원까지 가면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긴 이동시간에 분노하고 길을 비켜주지 않는 자동차를 원망했다”고 회상했다.
자신은 맏이이자 최고운영책임자였으나 남편이 갑자기 죽자 한동안 아무 계획도 못 세우는 인물이 돼버렸다고 털어놓았다. 주변에 있는 이들이 어디에 앉거나 무엇을 먹는 것까지 모든 일상을 지배했다고 설명했다.
샌드버그는 절대로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개인주의, 현재 감정이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라는 영구성과 같은 덕목을 토대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 주변에서 도와주려는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면서 삶의 고마움도 느꼈다고 강조했다.
샌드버그는 “살아있다는 것과 같은 그간 당연히 여긴 것들이 진짜 고마운 것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아이들이 살아있다는 게 고맙고 미소나 포옹 하나하나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고 말했다.
셀로심이 끝나고 남편을 완전히 떠나보냈으나 계속 그리워할 것이라는 말, “슬픔의 끝도 없고 사랑의 끝도 없다”는 록 밴드 U2의 소니 보노의 노랫말과 사랑한다는 말로 샌드버그는 글을 맺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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