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과거사는 덮고가자’…한·중·일에 작심하고 촉구

미 ‘과거사는 덮고가자’…한·중·일에 작심하고 촉구

입력 2015-03-01 10:57
수정 2015-03-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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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셔먼 국무차관 “아버지도 일본군과 싸웠지만…” ‘양비양시론’으로 회귀…9월이전 3국 정상 모두 초청

동북아 외교관계를 꼬일 대로 꼬이게 한 과거사 갈등 문제를 놓고 미국이 ‘정리된 메시지’를 내놓았다.

한·중·일 3국에게 모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문제와 같은 역내 공통현안을 놓고 다시 힘을 모으자고 주문한 것이다.

이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세미나에 기조연설자로 나온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입을 통해 나왔다.

국무부 부장관 출신의 빌 번즈 소장의 초청을 받은 셔먼 차관은 이날 과거사 갈등을 빚는 한·중·일 3국을 겨냥해 처음부터 ‘작심한 듯’ 강도 높은 발언들을 이어 나갔다. 2차 대전 당시 자신의 부친이 일본군과의 전투에 참가했던 개인사까지 꺼낸 셔먼 차관은 자신이 ‘과거사의 피해자’임을 부각시켰다.

그는 “해병이었던 아버지가 1942년 솔로몬군도 과달카날 전투에서 일본군과 싸우다가 부상했다”며 “누구도 그 시절을 겪었던 트라우마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셔먼 차관의 방점은 전쟁의 재앙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과거사 피해자들의 열망 속에서 유엔이라는 기구가 창설됐고, 이를 통해 과거사 갈등이 큰 틀에서 정리됐다는데 놓여 있었다. 그는 “유엔은 꿈을 꾸는듯한 몽상가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홀로코스트와 국제분쟁의 도가니에서 나온 냉철한 현실주의자들이 빚어낸 노작”이라고 평가했다.

셔먼 차관 발언의 백미는 한·중·일 3국 모두 과거사 갈등에 책임이 있다며 싸잡아 비난한 대목이다. 그는 우선 “민족감정은 여전히 악용될 수 있고,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과거사 도발’을 처음 촉발한 일본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이 이를 이용해 국내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어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는 “스스로 만든 역사의 덫에 갇히는 국가의 위험스런 이야기를 멀리서 살펴볼 필요가 없다”며 일본도 간접적으로 겨냥했으나 이는 형식적으로 균형을 맞춘 듯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셔먼 차관의 이 같은 언급은 동북아의 과거사 갈등 해법을 놓고 다소 정향성 없이 굴러가던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정리된 형태로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통해 주변국의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화해’하는 쪽에 분명한 방점이 찍해있었으나, 지금 와서는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식의 ‘양비양시론’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2013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이전에 형성된 미국 조야의 기류로 선회한 느낌이다.

이는 미국이 단순히 이번 사안을 단순히 과거사 차원에서만 보지 않고 동북아 전체의 전략적 구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사로 인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약화되면서 대(對) 중국 견제구도가 흔들리자 서둘러 이 문제를 ‘봉합’하는 쪽으로 외교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셔먼 차관은 “과거가 미래 협력에 미치는 영향이 불행히도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역내 안보책임을 더 많이 부담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을 통해 경제적 이익창출 기회를 제공하려는 일본 쪽으로 경도된 정책 흐름이 명확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셔먼 차관의 이 같은 시각은 과거사 문제의 본질을 분명히 짚지 못하고 동북아 역내의 안정과 질서유지만 강조한 채 미국의 전략적·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만만치 않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을 전장으로 일본과 싸운 전쟁 당사자인데다 원자폭탄까지 투하했던 미국으로서는 일본에게 ‘과거를 덮고가자’는 식의 입장 정리가 가능하지만, 한국처럼 일제로부터 일방적인 침략과 강제병합을 당해 군대 위안부를 비롯해 장기간 식민지 지배의 참상을 겪은 피해자에게는 그 사정이 사뭇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셔먼 차관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 같은 메시지를 토대로 올해 일본과 한국, 중국 정상을 차례로 워싱턴에 초청해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서둘러 종지부를 찍으려고 할 가능성이다.

셔먼 차관은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이 지속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올바른 목적을 위해 힘을 합친다면 더욱 번영할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 몇 달간 오바마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강화할 메시지”라고 말했다.

미국은 4월 말 또는 5월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할 예정이고 박근혜 대통령 방미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여름 휴가 이전 시점을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을 통해 ‘어정쩡한 사과’를 표명하면 미국은 이를 토대로 한국에게 양보를 하도록 종용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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