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편 취소·가옥 600여채 피해…곳곳서 정전사태
제11호 태풍 ‘우토르’(Utor)가 12일 필리핀 동부해안에 상륙해 주민 24명이 실종되고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필리핀 기상청은 올들어 가장 강력한 태풍 우토르가 이날 오전 동북부 오로라 주(州) 카시구란에 상륙한 뒤 루손섬 북부 바기오를 거쳐 라유니언 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륙 당시 순간 최대풍속이 시속 165㎞로 관측된 우토르는 루손섬 일대를 통과하면서 세력이 다소 약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재당국과 해군은 태풍 우토르의 엄습으로 루손섬 남동부 카탄두아네스 주와 카마리네스 노르테 주 해상에서 조업하던 어민 24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현재 이들 해역에 수색구조대를 급파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로라 주 전역에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가옥 600여채와 일부 학교 교사가 파손되고 산사태로 차량 통행이 끊기는 등 도시기능이 상당부분 마비됐다.
특히 우토르의 직격탄을 맞은 카시구란은 도시 인프라의 80%가량이 파괴된 것으로 잠정 조사됐으나 통신과 교통 두절로 인해 피해상황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ABS-CBN, GMA방송 등이 전했다.
루손섬 남동부 비콜 반도의 경우 곳곳에서 침수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약 1천명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우토르가 통과한 일로코스, 코르딜레라 등 반경 600㎞ 이내의 지역에는 시간당 최고 25㎜의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도 마닐라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10편의 운항이 취소되고 해당지역 각급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우토르는 이날 오후 늦게 필리핀을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앞서 당국은 우토르의 상륙에 대비, 전날 루손섬 12개주에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전날 동북부 지역의 주요 항구에서는 약 8천명의 발이 묶이는 등 적잖은 혼란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우토르가 올들어 필리핀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다며 특히 홍수와 산사태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필리핀은 매년 평균 20차례 태풍이 통과해 홍수와 산사태 등 적잖은 피해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엔 슈퍼 태풍 ‘보파’(Bopha)가 남부 민다나오섬을 강타, 85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약 2천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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