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스트립바 체인점 주인과 측근 2명 피살
김민철 특파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유명 술집 체인점 소유주가 지난해 피살된 데 이어 최근 그의 변호인과 사업 동료가 1주일 사이에 잇따라 싸늘한 시체로 발견돼 이 나라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마치 한 편의 갱 영화를 보는 듯한 이번 사건은 지난해 5월 대형 스트립쇼 술집 체인 ‘티저스’ 소유주 롤리 잭슨이 요하네스버그 OR 탐보국제공항 인근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스포털 ‘뉴스24’에 따르면 당시 한 남자가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그를 총으로 쐈다고 신고해 경찰관이 현지에 출동한 끝에 잭슨의 사망을 확인했다.
하지만 사건 수사가 답보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던 중 잭슨의 변호사인 이안 조단이 이달 21일 요하네스버그 서쪽 크루거스도프 길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28일 오전 3시께 잭슨의 사업 파트너였던 마크 필립 앤드루스(36)가 머리에 총을 맞아 목숨이 끊긴 채 요하네스버그 남부 앨버튼 국도변에 버려져 있는 게 경찰에 의해 목격됐다.
앤드루스는 당초 잭슨과 막역한 관계였으나 최근 수년 동안 사이가 틀어져 한 티저스 체인점을 놓고 소유권 재판을 벌이는 등 다툼을 벌여왔다.
변호사 조단은 숨지기 직전 180만랜드(약 2억6천만원)를 모종의 해외계좌에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잭슨이 사망하기 직전 앤드루스와의 민사 재판 변호비용으로 조단이 수탁자로 있는 신탁계좌에 입금한 것이었다고 일간 프리토리아뉴스는 전했다.
조단은 뒤집힌 채 전소한 그의 픽업트럭 위에 역시 새까맣게 탄 시신으로 발견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여서 경찰이 최종 신원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잭슨과 법정 다툼을 벌여온 앤드루스가 조단 사건의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그가 누군가에 의해 ‘처형’된 것이다.
앤드루스 주검은 양손이 앞으로 묶인 채로 뒤통수에 한 발의 총탄을 맞은, 처형당한 것 같은 자세로 엎어져 있었다.
더욱이 앤드루스는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며 경찰에 이번 주 중 자진출두할 계획이었으나 27일 납치돼 다음날 새벽 시체로 발견됐다고 프리토리아뉴스는 29일 전했다.
이와 관련, 앤드루스는 그동안 ‘거물들’에게 빚을 졌으나 이를 탕감하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뉴스포털 ‘뉴스24’는 소개했다.
또 변호사 조단이 거액을 이체한 계좌는 앤드루스의 계좌였으나 앤드루스는 단지 중간책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프리토리아 뉴스는 덧붙였다.
경찰은 변호사 조단으로 추정되는 시신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들 간의 연계성에 대해서는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는 원칙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누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속출하는 가운데 남아공 언론매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열띤 속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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