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씨티은행 최고운영자 피터슨 회사측 “정부와 관계개선 도움될 것”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던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의 데번 샤르마 대표가 물러난다고 23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S&P의 모기업인 맥그로힐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샤르마 대표의 교체를 결정했다. 후임으로 더글러스 피터슨 씨티뱅크 최고운영자(COO)를 지명했다.
샤르마 대표의 이번 사임은 최근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조치나 미 법무부가 진행 중인 S&P 수사와는 무관하며 지난 6개월간 후임을 물색해 왔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회사 측은 데이터·가격산정·분석 사업을 신용등급 평가 사업에서 분사하기로 결정하면서 샤르마 대표가 맡은 조직이 축소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맥그로힐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헤지펀드인 제나 파트너스와 온타리오교직원 연금은 최근 회사 분할계획과 맞물려 신용사업 부문을 대표할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샤르마 대표의 교체가 전적으로 회사 내부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S&P가 미국 국가채무를 잘못 산정하는 등 심각한 오류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놀라울 정도로 미국의 예산문제에 무지함을 드러냈으며 엄청난 판단 착오를 했다.”고 지적했다.
샤르마는 이에 대해 “우리의 임무는 위기를 알려 시장에 투명성을 가져오고, 시장 구성원들이 더 나은 결과를 얻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당성을 역설해 왔다. 샤르마 대표의 교체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무관하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금융계에서 노련한 은행가로 널리 알려진 피터슨이 신임 대표를 맡게 됨에 따라 미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08-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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