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영입한 개혁인물이 반군 이끌자 내부비판 받아
리비아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와 반군의 격전이 계속돼 사상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카다피의 차남인 세이프 알-이슬람(38)은 “우리의 국민에 반하는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알-이슬람이 트리폴리에서 1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자신과 리비아 정부는 잘못한 것이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알-이슬람은 미국인이 진실을 제대로 알려면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이곳을 방문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겁내지 않는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리비아군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 수백명을 숨지게 했다는 증거는 명백한 거짓이라고 주장한 뒤 이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숨겨뒀다는 보고가 전쟁으로 이어졌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WMD가 있으니 이라크를 공격하라고 한 것처럼 이번에는 민간인이 희생됐으니 리비아를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런던정경대 출신인 그는 한때 카다피를 설득해 민주적 조치를 이끌어내 긍정적 평판을 받기도 했지만 리비아 사태 이후 시위대 강경 진압을 촉구해 지탄을 받았다.
그가 과거 해외에서 리비아로 데려온 개혁 성향의 인물 중 일부는 반군의 국가위원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 출신 반군 지도자인 마무드 지브릴에 대해 그는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왜 마음을 바꿨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다소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전선에서 싸우는 자기 편 사람들로부터 “(우리가) 승리하면 당신이 리비아에 있을 곳은 없다. 그런 범죄자나 배신자들도 당신이 이곳으로 데려온 친구들이니 모든 것은 당신 때문이다”라는 비난성 메시지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미국은 리비아가 벌이는 무장단체 알-카에다와의 싸움을 도와 이들을 제거해야 하며 이후에야 카다피의 역할은 새로운 헌법하에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락의자에 앉아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인터뷰에 응한 그는 미국이 이라크 팔루자에서 그랬던 것처럼 리바아군은 테러분자들을 색출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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