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소쩍새 우는 밤/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소쩍새 우는 밤/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23-05-26 04:13
수정 2023-05-26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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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길섶에서
며칠 전부터 아파트 앞 산에서 밤마다 소쩍새가 운다. 창 너머로 흘러드는 구슬픈 듯하면서 애틋한 소리가 언제 들어도 반갑다. 소쩍새가 ‘소쩍’ 울면 흉년이 들고 ‘소쩍다’ 하면 풍년이 든다고 했던가. 침대에 누운 채 ‘소쩍다’ 소리가 듣고 싶어 귀를 쫑긋해 본다. 한데 아무리 들어도 내 귀엔 ‘소쩍’ 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래도 언젠간 ‘소쩍다’ 소리도 들리겠지. 실없는 기대 속에 잠든 게 몇 날째인지 모르겠다.

소리가 정겹고 애틋하다 보니 사람들이 이런저런 의미 부여를 하다 풍·흉을 점치는 얘기까지 나왔을 것이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너무 작은 솥에 밥을 짓게 하자 밥이 모자라 굶어 죽은 며느리가 환생해 ‘소쩍’(솥적다) 울면서 소쩍새가 됐다는 말까지 있으니 말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소쩍’ 울음소리는 수컷이 내고,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소쩍다’ 3음절로 변할 때는 경쟁이 심할 때라고. 구애의 의미가 담겨 소리가 그리 애절할까? 오늘은 잠이 더디 올 것 같다.
2023-05-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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