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졸업앨범/이동구 논설위원

[길섶에서] 졸업앨범/이동구 논설위원

이동구 기자
입력 2022-03-14 20:22
수정 2022-03-15 01: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길섶에서
길섶에서
겨울밤 혼술로 오른 취기 때문인지 학창 시절의 사진첩을 뒤져 봤다. 표지마저 너덜너덜해진 사진첩 속에 새겨진 빛바랜 흑백의 인물 사진들. 놀랍게도 고교 시절 교련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포도밭과 바닷가를 함께 누볐던 친구들이 그 속에 남아 있었다.

내친김에 중고교 졸업앨범도 펼쳐 봤지만 느낌은 영 달랐다. 달걀 모양의 배경 속에 박혀 있는 까까머리 소년들은 대부분 낯설었다. 이제는 기억의 저편에서마저 사라져 버린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이름과 추억이 교차하는 친구는 겨우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괜스레 슬퍼지고, 주체할 수 없는 허전함이 밀려들었다.

졸업앨범을 만들 때만 해도 누구나 학창 시절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을 텐데. 속절없는 세월을 보낸 뒤 문득 되돌아보니 만남을 이어 온 친구들이 몇 안 된다는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근래 고교 동창생들의 모임이 잦아진 이유를 이해할 것도 같다. 새삼 그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2022-03-1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