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결정장애/이동구 논설위원

[길섶에서] 결정장애/이동구 논설위원

이동구 기자
입력 2017-09-03 22:28
수정 2017-09-0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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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살 때 종종 난감함을 느낀다. 전시된 옷들을 열심히 골라 보지만 구입을 포기하기 일쑤다.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데 가격이 비싸거나, 가격은 적당한데 별로 입고 싶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결국 옷은 대부분 아내가 결정, 구입하게 된다. 약간의 핀잔과 함께.

망설임은 일상이 되고 있다. 점심이나 술자리를 정할 때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짜장면과 짬뽕을 선택하기 어려워한다는 그 소심함이 생겨난 것. 간혹 좋아하는 노래의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 것도 같은 증세라 짐작하며 나날이 작아지는 존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흔히들 말하는 결정장애가 찾아 온 것이 아닐까 걱정이다.

선택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망설임이 있게 마련. 진로 문제, 주택 구입, 직장 등과 관련된 중요한 선택이라면 더욱 더 심사숙고하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이를 진지하고 신중한 삶의 자세로 믿었지만 언제부턴가 “글쎄요”로 바뀌었다.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한 사람이 부러워지기 시작한 것. 감정 표현과 의사결정을 명쾌하게 하는 삶의 방식에 공감이 간다. 자신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르지만.
2017-09-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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