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평준화/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평준화/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3-09-24 00:00
수정 201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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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외모·학력·재력·체력 등에서 각기 차이가 있고, 서로 다른 차이를 발판 삼아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간다.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자의식도 형성된다. 그런데 특정 연령대에 다다르면 각각의 차이가 평균에 수렴해 간다는 그럴싸한 이야기가 있다. 처음에 듣고 박장대소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40대는 미모의 평준화. 과거에 양귀비처럼 예뻤더라도 이때는 옆집 순이처럼 주름진 얼굴이나 몸매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50대에는 학력의 평준화. 젊어서는 SKY대 출신이 입사와 승진에 유리했더라도 지식의 수준이 막상막하다. 60대는 정력의 평준화. 천하의 카사노바도 비아그라가 필요한 시점이다. 70대에는 재물의 평준화. 부자라고 하루 다섯 끼 먹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80대에는 허약했든 건강했든 건강이 평준화하고, 90대에는 생사의 구분이 사라져 집안에 누워 있으나 무덤에 누워 있으나 매한가지란다. 100세 장수를 누린다고 해도 뽐내면서 빛나게 사는 시절은 길지 않다. 평준화 또는 평등을 아무리 거부해도 세월 앞에서 장사가 없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3-09-2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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