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메르스, 지역사회 대유행 가능성 적다”

전문가들 “메르스, 지역사회 대유행 가능성 적다”

입력 2015-06-03 14:10
수정 2015-06-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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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현재 메르스는 특수 환경인 병원 내에서만 발생하는 단계로, 지역사회에서 크게 확산할 가능성은 적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메르스 발병 현황과 관련해 “병원 내 유행 상태”라며 “지역사회 내에서 번지는 양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병원은 바이러스 확산이 빠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어서 병원 내 확산은 지역 내 확산과 전혀 다른 패턴으로 나타난다”며 “병원 내 환자 발생을 최소화하고 이미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을 철저히 관리해 빨리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동도 대부분 병원 내 감염이었고 지역사회에서 계속 퍼져 나간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현재까지 우리가 가진 정보로 봤을 때 지역사회에서 환자가 발생해도 대규모로 유행하는 사례는 가능한 시나리오 중 후순위로 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공기를 매개로 한 메르스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지역사회 내에서는 공기를 매개로 한 전파가 발생할 수 없다”고 밝혔고,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공기 감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천 교수는 초등학교 휴교령과 단체행사 취소 등에 대해 “지역사회에 감염 조짐이 있다면 그런 조치가 필요하겠지만, 현 상황에선 그런 조치가 본인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메르스의 치사율과 관련해 “만성질환이 있거나 고령자인 경우 치사율이 40∼50%까지 올라가지만 젊은 연령이거나 건강하면 사망률이 10%밖에 안 된다는 논문이 최근 나왔다”며 “현재 지역사회 유행 단계도 아니기 때문에 일반 국민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메르스 무증상 환자 접촉 문제와 관련해 “접촉해도 증상이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 전염되지 않는다”며 무증상자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한 접촉자 격리 문제에 대해선 “지금 1천명 이상 접촉자가 생기는 상황에서 전부 다 격리하는 것은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미국의 경우, 접촉한 사람이 증상이 생기면 그때부터 격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의료기능 유지를 위해 현재 메르스 환자에 노출되지 않은 병원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메르스에 노출된 사람을 철저히 관리하는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 명단을 비공개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에 대해선 일반인에 대한 공개에는 반대하지만 의료진에게는 환자 진료 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메르스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애초에 (메르스) 노출자 범위를 잘못 잡았기 때문에 이후의 관리를 열심히 해도 의미가 없었다”며 “최초에 긴밀 접촉자를 광범위하게 정의했더라면 지금처럼 퍼져 나가지 않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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